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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 매혈기 - 위화 "(전략) 그 자식, 삼락이보다도 어린 자식이 감히 그렇게 말하다니, 우리가 삼락이를 낳았을 때 세상에 있지도 않았던 자식이 말이야. 이제 와서 감히 어느 면전이라고 으스대기는......" 이 말을 들은 허삼관이 허옥란에게 근엄하게 한마디 했다. "그런 걸 두고 좆 털이 눈썹보다 나기는 늦게 나도 자라기는 길게 자란다고 하는 거라구." 김영하의 팟캐스트에서 알게된 소설인데 사내도서관에 있길래 빌렸다가, 아주그냥 눈물 콧물 쏙빠지게 울고 웃고 하는 바람에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읽었다. 최근 본 글 중에 가장 인상 깊은 마무리 문단이라 남겨본다. (ㅋㅋ) 2016. 5. 11.
구월의 이틀 - 장정일 소나무숲과 길이 있는 곳그곳에 구월이 있다 소나무숲이오솔길을 감추고 있는 곳 구름이 나무 한 그루를 감추고 있는 곳 그곳에 비 내리는구월의 이틀이 있다 그 구월의 하루를나는 숲에서 보냈다 비와높고 낮은 나무들 아래로 새와저녁이 함께 내리고 나는 숲을 걸어삶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나뭇잎사귀들은비에 부풀고 어느 곳으로 구름은 구름과 어울려 흘러갔으며 그리고 또 비가 내렸다숲을 걸어가면 며칠째 양치류는 자라고둥근 눈을 한 저 새들은 무엇인가이 길 끝에 또 다른 길이 있어 한 곳으로 모이고온 곳으로 되돌아가는모래의 강물들 멀리 손을 뻗어 나는언덕 하나를 붙잡는다 언덕은손 안에서 부서져구름이 된다 구름 위에 비를 만드는 커다란 나무한 그루 있어 그 잎사귀를 흔들어비를 내리고 높은 탑 위로 올라가 나는 멀리.. 2015. 9. 20.
Two Steps from Hell - Orion (2013) two steps from hell 폴란드 작곡가 미하우 첼레츠키(Michał Cielecki)가 제작한 앨범 Orion에 수록된 Rebirth 2014. 11. 25.
산울림 - 회상 길을 걸었지 누군가 옆에 있다고느꼈을 때 나는 알아버렸네이미 그대 떠난 후라는 걸나는 혼자 걷고 있던거지갑자기 바람이 차가워지네 마음은 얼고 나는 그곳에 서서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지마치 얼어버린 사람처럼나는 놀라 서있던거지달빛이 숨어 흐느끼고 있네 우 떠나버린 그 사람 우 생각나네우 돌아선 그 사람우 생각나네 묻지 않았지 왜 나를 떠났느냐고하지만 마음 너무 아팠네이미 그대 돌아서 있는 걸 혼자 어쩔 수 없었지미운 건 오히려 나였어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BeLD&articleno=2079 언제부턴가 멜로디가 계속 맴돌아서 찾아보니 가사가 한 폭의 그림 2014. 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