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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감상

토스카 - 푸치니

by 장삼도 2017. 10. 16.

 잘 알려진 오페라들 중에서 <토스카Tosca>만큼 연극적 요소가 강한 작품도 흔치 않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뛰어난 작품일 뿐 아니라, 충격적인 걸작이다. 

 <토스카>라면 흔히 유명한 세 개의 아리아를 떠올린다. 바로 테너가 부르는 두 개의 아리아 <오묘한 조화>와 <별은 빛나건만> 그리고 소프라노 아리아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다. 그러나 그것들은 단지 아리아일 뿐 <토스카> 자체는 아니다.

 세 아리아를 빼놓고도 <토스카>의 감상이나 극의 이해에는 별다른 장애가 없다. 특히 각 막에 하나씩 배치된 세 개의 유명한 아리아들이 아주 짧은 곡임을 감안한다면, 주로 연극적인 방식으로 이끌어가는 비 아리아 부분의 <토스카>에 대한 관심은 반드시 필요하다.

 자세히 살펴본다면 각 막에는 아리아뿐 아니라 각기 중요한 2중창들이 포진하고 있다. 즉, 1막에서 성당을 찾은 토스카와 카바라도시의 긴 2중창, 2막에서 토스카와 스카르피아의 팽팽한 긴장의 장면, 3막에서 감옥을 찾은 토스카와 카바라도시의 2중창이 그것들이다. 이것들은 베르디의 전통적인 이탈리아 오페라 2중창의 형태에서 완전히 탈피하여, 바그너적인 요소를 도입하여 소화하는데 성공한 이탈리아 오페라로서는 새로운 분수령이 되는 대목들이다. 즉, 세 개의 아리아가 아니라, 이 세 개의 2중창이 바로 <토스카>의 숨은 매력이며 <토스카>의 진정한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토스카>는 연극으로 크게 성공했던 작품이다. 그런 만큼 이미 드라마투르기[각주:1]상 거의 완벽한 구성을 가진 작품이었다. 프랑스의 극작가 빅토리앙 사르두가 당시의 대여배우 사라 베르나르를 위해서 쓴 <라 토스카>는 연극 레퍼토리로서 이미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1890년 피렌체에서 이 연극을 이탈리아어로 번역하여 올린 공연(그 공연에도 사라 베른하르트가 출연하였다)을 관람한 푸치니는 이 드라마의 처저란 내용과 치밀한 구성에 큰 감동을 받았다. 그는 바로 이 작품의 오페라화를 시도하였고, 10년 후, 즉 20세기의 벽두인 1900년 1월 14일에 이탈리아 오페라의 20세기를 밝히는 새로운 걸작 <토스카>를 로마에서 첫선을 보였다. 


 <토스카>는 여러 가지로 매력이 넘치는 작품이다. 그 특징을 살펴보자. 우선 원작의 연극처럼 극적인 구성이 치밀하고 긴박하다. 오페라로 만들어지면서 원작이 더욱 간략해졌는데, 그것이 도리어 긴장감을 배가시키고 있다. 그리고 베리스모[각주:2] 오페라의 영향을 받아서 음악도 간결하며 효과적이다. 음악은 연극적 효과를 위해서 연주되며, 연극과 음악의 조화가 절묘하고 세 대목의 2중창이 연극적 긴장감을 위해 절묘하게 배치되어 있다. 각 막에 배치된 세 가지 아리아 역시 너무 아름답다. 또한 주요 등장 인물은 단 세 사람으로 압충되어 있으며, 세 사람의 캐릭터가 이만큼 뚜렷하고 개성적인 작품도 흔치 않다. 드라마의 비극은 이 세 명의 성격에서 비롯된다. 

 <토스카>는 사실적인 무대가 인상적인 작품으로 세 막의 배경이 되는 각 무대는 모두 로마 시내에 실제 존재하는 유명한 건물들이다. 성 안드레아 델라 발레 성당(1막), 파르네세 궁전(2막), 성 안젤로 성(3막)이 그것들이다. 이것들은 오페라를 보는 사람들, 특히 이탈리아인들에게는 리얼리티를 느끼게 한다. 우리의 경우하면 1막은 명동 성당, 2막은 서울 시청, 3막은 남산 식물원처럼 느껴지는 식이니, 오페라는 과거의 먼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나는 사건처럼 받아들여진다. 게다가 시간적인 배경과 사건의 소재도 실제 역사적 정치적 배경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더욱 리얼리티가 살아 있다.

 이 사건은 단 하루 동안에 일어나는 이야기다. 약 24시간 안에 벌어지는 예상 밖의 사건으로 인해 남녀 주인공은 자신들도 모르게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그리하여 자신들이 택하였건 아니건 간에 그들은 24시간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죽음을 향해 질주하게 되는 것이다. 남녀 주인공들은 모두 관객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예술가들이다. 즉, 남자는 화가이고 여자는 성악가다. 이런 경우는 흔치 않다. 그리고 한 명의 악역은 대조적으로 철저하게 무례하고 잔인한 악한이다. 이렇듯 <토스카>는 철저하게 계산된  수작인 것이다. 


 1900년에 있었던 초연에서 토스카 역을 맡은 가수는 소프라노 아리클레아 다클레였다. 그 후 백년 동안 수많은 소프라노들이 이 매력적이고, 자신들과 같은 여가수 역에 도전해왔다. 많은 소프라노들이 2막의 아리아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를 부를 때는 바닥에 앉아서 부르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그것의 원조는 소프라노 마리아 제리차다. 그녀는 2막에서 열연을 하던 도중 바리톤에게 밀려서 넘어지고 말았다. 그녀는 아리아를 부르기 위해 일어나려고 했지만, 오케스트라는 이미 아리아의 도입부를 연주하고 있었다. 제리차는 하는 수 없이 바닥에 앉은 채로 아리아를 불러야 했는데, 이 자세가 아리아의 비극적인 내용과 의외로 어울려서 관객들을 감동시키고 말았다. 이 사건이 유명해져서 그 후로 많은 소프라노들이 앉아서 부르게 된 것이다. 제리차는 1923년 <토스카>의 빈 초연에서 주역을 부른 가수였는데, 그녀는 공연 이후 무려 50차례나 커튼콜[각주:3]을 받은 기록을 가지고 있다. 

 2차대전 이전까지 최고의 토스카는 단연 마리아 카닐리아인데, 그녀는 193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최고의 토스카로 군림하였다. 그녀를 잇는 토스카로는 역시 베리스모 최고의 소프라노인 마그다 올리베로와 크로아티아 출신으로 메트로폴리탄 최고의 프리마 돈나 진카 밀라노프가 있다. 3인의 토스카 시대는 마리아 칼라스라는 불세출의 소프라노에 의해 일거에 종식되었다. 칼라스는 특유의 긴장미 넘치는 음성뿐 아니라 토스카의 극적인 캐릭터를 확실하게 창출하여, 이제 그녀를 빼놓고는 이 오페라를 거론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물론 벨칸토[각주:4] 오페라에서도 탁월한 업적을 남겼지만 토스카 역은 <노르마>, <라 트라비아타>등과 함께 그녀의 상징적인 배역이 되었다. 2막의 그녀를 보면 관객들도 몸이 오싹해질 정도였다고 하는데, 그녀는 거의 4-5개의 <토스카> 음반을 남기고 있다. 

 갈라스 이후로도 레나타 테발디, 레온타인 프라이스, 몽세라 카바예, 라이나 카바이반스카 등이 최고의 토스카로서 이름을 남겼다. 셜리 버렛은 메조소프라노임에도 불구하고 1984년 아레나 디 베로나 등에서 토스카 역을 잘 소화하여 '검은 토스카'란 별명을 얻었다. 그 후 에바 마르톤, 캐서린 말피타노, 캐럴 바네스 등이 뒤를 이었다. 현역 중에는 단연 이탈리아 다니엘라 데시와 우크라이나의 마리아 굴레기나가 양대 토스카로 세계 메이져 가극장의 토스카 역을 양분하고 있으며, 그외에 실비 발레이르, 파올레타 마로쿠, 안젤라 게오르규 등이 일류 토스카로 손꼽힌다. 




인물 분석


 플로리아 토스카

 토스카의 극 중 직업도 프리마 돈나다. 그녀는 푸치니 오페라의 다른 여주인공들처럼 그렇게 젊지 않다. 다른 여주인공들은 10대 후반에서 기껏 20대 초반이지만, 토스카는 이미 서른을 넘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런 숙녀의 사랑은 소녀의 사랑과 다르다. 그녀는 '사랑에 사는' 여인이지만, 소녀의 아쉽고 애절하고 가슴 졸이는 사랑은 아니다.

 그녀의 사랑은 소유욕이 강하고 질투가 많으며, 그녀가 암시하는 사랑은 정신뿐만 아니라 또한 육체적이다. 그녀는 자신의 외모와 매력에 자신만만하다. 토스카는 푸치니의 어머니가 가졌던 보호본능과 정열, 아내의 질투심과 성숙함 그리고 주위 여가수들의 특징들이 교묘하게 결합되어 있는 복합적인 캐릭터다. 

 마리오 카바라도시

  화가다. 하지만 오페라에서 보이는 면모는 예술가라기보다는 혈기왕성하고 정열적인 남성의 모습뿐이다. 그가 사형을당하는 것은 정치적 신념 때문이라기 보다는 배신할 수 없는 우정과 열정적인 사랑 때문이다. 그는 유복한 혈통이며 지성인이지만, 원래 행동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대신에 사랑의 유희나 개인적 창조 행위에 더욱 관심이 높다. 그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가치를 두는 도덕적인 미덕 때문에 목숨까지 버린다. 죽음을 앞에 놓고 그는 단지 대지와 사랑에 대한 미련만을 보인다. 이 점에서 그는 친구이자 투사인 안젤로티와는 다르다.

 스카르피아 남작

  남작(男爵)으로 나오지만 원래는 귀족 저택에서 일하던 하인 출신이다. 우연히 경찰에 입문하였고, 나폴리 왕국 카롤리나 왕비의 눈에 들어, 경찰 고위층에 이르고, 남작 작위까지 받게 되었다. 그러니 그의 지위는 혈통에 의한 것이 아니고 노력의 산물이다.

 그는 대단한 야심가로 당시의 복잡한 정치 상황을 이용하여 행운을 거머쥐었다. 잔인하고 욕심이 많고 비도덕적이고 신앙심도 없으며 사디스트다. 푸치니는 이 악한의 인간적인 면모에 대해 어떤 할애도 하지 않았기에 (그것이 베르디의 바리톤과 다른 점이다) 그는 철저한 악한이다. 오직 권력의 하수로서 카롤리나 왕비를 위해 일하며, 그러면서 한편으로 자신의 사리사욕을 챙긴다. 이 점은 그가 하인 출신으로 노예근성이 남아 있음을 입증한다. 


원작 : 빅토리앙 사르두의 희곡 <라 토스카La Tosca>

대본 : 주세페 자코사 및 루이지 일리카

초연 : 1900년 로마 콘스탄치 극장


등장 인물


 플로리아 토스카

유명한 가수 

소프라노 

 마리오 카바라도시

화가, 토스카의 애인 

테너 

 스카르피아 남작

로마 경찰의 수뇌 

바리톤 

 체사레 안젤로티

정치범, 과거 로마 공화국의 영사 

베이스 

 스폴레타

경찰, 스카르피아의 부하 

테너 

 성당지기

성 안드레아 델라 발레 성당의 성당지기 

베이스 


때와 장소 : 1800년 6월, 로마



제1막 : 성 안드레아 델라 발레 성당


_도망자


막이 오르면 격정적인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 명의 도망자가 등장한다. 방금 감옥에서 탈출한 정치범 안젤로티다. 그는 성모상 밑을 뒤지다가 열쇠를 하나 찾아서 그걸로 아타반티가의 가족 예배실 문을 열고 들어가 그곳에 숨는다.

 잠시 후 성당지기가 들어온다. 그는 성당 벽화를 그리던 화가인 카바라도시가 잠시 자리를 비운 것을 보고 투덜댄다. 그리고 그를 위해 가져다 놓은 도시락 바구니가 그대로 있음을 발견한다. 


_아리아(카바라도시) ★★★


화가 카바라도시가 들어온다. 그가 그림을 그리기 위해 벽의 휘장을 젖히자, 그리고 있던 막달라 마리아의 초상이 나타난다. 그걸 본 성당지기는 "저 성인의 얼굴은 바로 요즘 열심히 성당에 오는 젊은 부인이 아니냐"며, 불경스러운 짓을 하는 화가를 나무란다. 그림을 그리려던 카바라도시는 자신이 가지고 다니던 애인 토스카의 작은 초상화를 꺼내어, 그림과 비교하면서 노래를 시작한다. 유명한 테너 아리아 <오묘한 조화 Recondita armonia>다. "신비로운 예술이야. 각기 모양은 달라도, 그 아름다움이 주는 감동은 다 같아. 나의 사랑하는 토스카는 검은 머리에 검은 눈, 이름도 모르는 그 부인은 금발에 푸른 눈...." 이 노래가 울려퍼지는 동안, 옆에서 화가를 보조하는 성당지기는 이런 화가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의 경박한 행태를 비난하는 말을 계속 중얼거린다. 즉, 아리아가 흐르는 동안 이 바리톤의 중얼거림이 반주처럼 저음부를 장식하며 깔린다. 


_장면


성당지기가 나가자, 안젤로티가 예배실에서 나와서 카바라도시와 만난다. 원래 친구였으며 정치 노선이 같은 두 사람은 서로를 반긴다. 이때 토스카가 오는 소리가 나자 카바라도시는 그에게 자신의 도시락 바구니를 주고 그를 다시 예배실에 숨긴다. 


_사랑의 2중창(토스카, 카바라도시) ★★★


분위기가 바뀌어 아름답고 세련된 일류 오페라 가수 토스카가 등장한다. 이때 토스카 역의 프리마 돈나는 나올 때부터 무대를 장악하는 카리스마를 보여야한다. 토스카는 카바라도시에게 "말소리가 났는데, 혹시 다른 여자와 있었던 것은 아니냐"며 귀여우면서도 질투심 많은 성격을 드러낸다. 카바라도시는 얼버무리며 그녀를 안으려 한다. 그러자 토스카는 애교있게 그를 밀치며 "오늘 밤 공연은 일찍 끝날 것 같으니, 끝난 후에 당신의 별장으로 가서 밀회를 하자"고 말한다. 둘은 오늘 밤에 있을 포옹을 상상하면서 농염한 사랑의 2중창 <우리의 사랑의 집으로 Non la sospiri la nostra casetta>를 부른다. 

 나가려던 토스카가 카바라도시의 그림을 보고, "저 여자는 혹시 아타반티가의 부인이 아니냐? 그녀와 몰래 사귀는 게 아니냐?"고 그를 의심한다. 카바라도시는 "그냥 기도하러 온 사람의 모습을 몰래 보고 그린 것일 뿐이오"라고 변명한다. 그러자 토스카는 "어쨌든 기분 나쁘니 초상화의 눈을 나의 눈처럼 검게 고쳐달라"고 말한다. 두 사람은 한 번 더 2중창의 후반부를 높여 부르고, 토스카는 퇴장한다. 


_도주와 은닉


토스카가 나가는 것을 보고 안젤로티가 다시 나온다. 그는 자신의 누이인 아타반티 부인이 그동안 자기 가문의 예배실에 넣어두었던 옷을 들고 나온다. 그동안 아타반티 부인은 안젤로티의 탈옥을 예상하고 오빠의 탈출을 돕기 위해 이곳을 드나들었던 것이다. 카바라도시는 안젤로티에게 자신의 별장으로 가서 그곳의 우물 속에 숨으라고 일러준다. 안젤로티가 달아난다. 


_경찰청장 스카르피아의 등장


성당이 떠들썩해지면서 미사 준비가 진행된다. 경찰청장인 스카르피아가 스폴레타 등 부하들을 거느리고 나타난다. 그들이 나타나자 분위기가 일순 험악해진다. 그는 "탈옥범이 이리로 왔을 것이니, 성당을 뒤져라"라고 명령한다. 아티반티가의 예배실에서 문장이 그려진 부채와 다 먹고 비워진 도시락 바구니가 발견된다. 스카르피아는 벽의 초상화를 보고 "저 부인을 누가 그렸냐?"고 묻고, 그것을 그린 화가가 토스카의 애인 카바라도시임을 알게 된다. 머리가 비상한 스카르피아는 부채를 들고서, 그 부채가 오텔로의 손수건처럼 토스카의 질투심을 부채질하여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때 토스카가 다시 나타난다. 스카르피아는 그녀에게 아타반티 부인의 부채를 보여주면서, 카바라도시와 부인 사이를 의심하게 만든다. 그러자 단순한 토스카가 보이는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스카르피아는 부하들로 하여금 분개해서 뛰쳐나간 토스카를 뒤쫓게 한다.


_테 데움(스카르피아, 합창) ★★


그러던 중 미사 시간이 되어, 성당의 오르간과 합창이 울리기 시작한다. 음악은 웅장한 테 데움Te Deum을 연주한다. 이 음악을 배경으로 스카르피아는 <오텔로>에서 이아고가 부르는 <신조의 노래>와 같은 <악의 노래>인 <가라, 토스카, 너는 내 것이다 Va, Tosca>를 부른다. 신성한 테 데움을 배경으로 성대한 미사의식이 진행되는 가운데, 스카르피아가 독창하는 <악의 노래>는 참으로 대조적인 장엄함을 보여준다. 

 스카르피아는 "범인도 잡고, 토스카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겠다"는 야심을 드러내며, "가라, 토스카여, 너는 내 것이다. 나는 내 품에 안긴 너를 보고 싶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리라. 하나는 교수대로, 하나는 내 품으로, 토스카여, 나는 너를 위해 천국을 버렸다!"라고 노래한다. 장대한 클라이맥스와 함께 막이 내린다.



제2막 : 그날 저녁, 파르네세 궁전 스카르피아의 방


_콘서트


화려한 방에서 스카르피아가 혼자 저녁식사를 하고 있다. 창문으로는 이 성의 아래층에서 열리는 승전축하 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거기에 출연하고 있는 토스카의 노래소리가 들려온다. 

 카바라도시가 붙잡혀서 끌려 들어온다. 그에게 안젤로티의 행방을 추궁하지만 대답하지 않는다. 잠시 후 음악회가 끝나자 토스카가 연주복을 입은 채로 뛰어 들어온다. 카바라도시는 고문실로 끌려가고, 방에는 스카르피아와 토스카만 남는다. 


_고문 장면


스카르피아는 부하들에게 카바라도시를 고문하게 하고, 토스카가 입을 열도록 추궁한다. 문 뒤에서 고문실의 비명만이 들려온다. 카바라도시는 토스카에게 절대 말하지 말라고 외치지만 그는 결국 고문으로 혼적하고, 토스카는 "우물 속"이라고 실토한다. 

 기절한 카바라도시가 다시 방으로 끌려 들어온다. 스카르피아가 부하를 별장의 연못으로 보내는 것을 보고, 카바라도시는 토스카를 다그친다. 그때 부하가 들어오면서 아군이 멜라스 전투에서 나폴레옹 군대에게 패배했다는 전갈을 전한다. 이에 카바라도시는 "만세!"를 외친다. 화가 난 스카르피아는 그를 다시 감옥을 보낸다. 


_2중창(토스카, 스카르피아) ★★


이제 스카르피아와 토스카 두 사람만이 남았다. 스카르피아는 야욕을 드러낸다. 그는 토스카에게 카바라도시를 구할 방도를 같이 생각하자고 음흉하게 말한다. 두 사람이 펼치는 팽팽한 대화는 마치 바그너의 악극 같은 레치타티보 아콤파냐타[각주:5]로 이어지는 2중창이다. 비로소 스카르피아의 속셈을 안 토스카는 그에게 "얼마냐?"고 묻는다. 스카르피아는 웃으면서 "사람들은 내게 돈을 주면 모든 게 해결된다고들 말하지. 그러나 나는 미인에게는 결코 돈을 받지 않아"라고 대답한다. 토스카가 놀라서 나가려고 하자, 스카르피아는 "갈 테면 가라. 그러나 한 번 죽은 사람은 여왕이라도 살려낼 수 없지"라고 음흉하게 말한다. 카바라도시를 처형하려는 사형장의 북소리가 들려온다. 이 소리에 전율하는 토스카! 스카르피아는 그녀에게 달려들며 그녀를 원하는 자신의 욕정을 뿜어낸다. 


_아리아(토스카) ★★★


진퇴양난에 빠진 토스카는 자신의 처지가 너무나 힘들어서, 소프라노 아리아<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Vissi d'arte, vissi d'amore>를 부른다. "저는 평생을 예술에 살고 사랑에 살았으며, 불쌍한 이를 도왔고 남에게 해를 끼친 적이 없습니다. 항상 정성을 다해 기도하고, 제단에는 아름다운 꽃을 바치곤 했지요.... 그런데 이런 저에게 어찌 이다지도 힘든 고통을 주십니까!"


_토스카의 키스 ★


연인을 살리기 위해 토스카는 하는 수 없이 스카르피아의 제의를 승낙한다. 그러자 스카르피아는 부하 스폴레타를 불러서 "팔미에리 백작을 처형할 때와 똑같이 가짜 총살형을 하라"고 이른다. 그러나 토스카는 스카르피아에게 "카바라도시와 함께 국외로 도망갈 수 있는 통행증을 미리 써달라"고 요구한다. 스카르피아가 책상으로 가서 통행증을 쓰는 사이, 식탁에서 물을 찾던 토스카는 순간적으로 스테이크용 칼을 발견한다. 통행증을 쓰고 토스카를 안으려고 달려오던 스카르피아의 가슴에 그녀는 칼을 찌른다. "이것이 토스카의 키스다!" 비명을 지르며 스카르피아가 쓰러진다. 토스카는 죽어가는 그를 바라보고 겁에 질리면서도, "이자 앞에서 로마가 모두 벌벌 떨었지!"라고 마지막 대사를 비장하게 읊조린다. 토스카는 죽은 자의 손에서 통행증을 빼앗아 달아난다. 



제3막 : 성 안젤로 성의 감옥과 옥상


_서주와 목가(목동)


감옥의 조용한 새벽 풍경이 펼쳐진다. 멀리서 어린 목동이 부르는 목가가 들려온다. 


_아리아(카바라도시) ★★★


날이 밝으면서 간수가 나타난다. 곧 사형을 당할 카바라도시는 간수에게 끼고 있던 반지를 뇌물로 주고 마지막으로 편지를 좀 쓰게 해달라고 한다. 편지를 쓰던 카바라도시는 감회에 북받쳐서 유명한 테너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 Elucevan le stelle>을 부른다. "별은 빛나고 대지는 향기로웠다. 그대는 달콤하고 뜨거운 입술로 날 떨게 했고, 고운 그대 나에게 안겼었지. 그러나 이제 그 꿈은 영영 사라지고, 나는 이제 죽어가네...." 이 아리아는 과거 토스카와의 달콤했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부르는 이별가다.

_재회의 2중창(토스카, 카바라도시) ★★

그때 뜻밖에도 토스카가 나타난다. 토스카는 그에게 통행증을 보여주면서 자유의 몸이 되었다고 말한다. 이에 카바라도시는 놀라면서도 순간적으로 토스카를 의심한다. 그러자 그녀는 "내가 손수 스카르피아를 죽였다"고 말한다. 그러자 카바라도시는 놀라면서 2중창 <이 부드러운 손이 O dolci Mani>를 부른다. "이 깨끗하고 부드럽던 손이, 장미와 아이들을 만지고 죄인을 위해 기도하던 손이.... 살인을 하다니... 아, 죽음을 살려낸 승리의 손!" 토스카는 그에게 "이제 공포탄을 사용하는 가짜 사형식이 거행될 것이니 죽는 시늉을 해라. 그 다음에 함께 달아나자"고 말한다. 카바라도시는 웃으면서 "토스카, 당신이 오페라 무대에서 하듯이 그렇게!"라고 대답한다. 

_피날레 ★★

이제 드디어 사형이 시작된다. 저격수들이 등장한다. 카바라도시는 연기를 잘하겠다며 토스카에게 미소를 보인다. 성 안젤로 성의 옥상에 카바라도시를 세우고 병사들은 일제히 사격을 가하고, 카바라도시는 거침없이 쓰러진다. 병사들이 다 떠나갈 때까지 토스카는 숨을 죽이고 지켜본다.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 그는 피투성이가 된 채 죽어 있는 것이 아닌가?
 토스카가 슬퍼할 사이도 없이, 아침이 되어 스카르피아의 죽음을 안 병사들이 스폴레타의 지휘에 따라 몰려온다. 토스카는 하는 수 없이 달아난다. 그러나 스녀는 성벽 끝까지 이르고, 더 이상 달아날 데가 없다. 그러자 토스카는 "스카르피아! 신 앞에서 만나자!"고 외치며 그 높은 성 안젤로 성의 성벽 아래로 몸을 날린다. 





  1. 문예 및 인문 분야에서 드라마투르기(dramaturgy)란 극작법(劇作法)으로 번역되며, 희곡이나 연극의 각본을 구성하고 연출하는 방법 및 기술을 말합니다. [본문으로]
  2. 베리스모(이탈리아어: Verismo, "사실주의"라는 뜻)는 대략 1875년에서 1895년 사이에 일어난 이탈리아 문학 운동이다. [본문으로]
  3. 커튼콜(curtain call)은 오페라, 발레, 연극, 뮤지컬 등에서 가수 · 발레 댄서 · 배우 · 지휘자 · 연출가가 무대에 나타나 관객에게 인사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절을 하고 손을 흔들어 관객의 박수와 환성에 보답한다. [본문으로]
  4. 벨칸토(이탈리아어: Bel canto)는 18세기에 확립된 이탈리아의 가창기법이며, 19세기 전반 이탈리아 오페라에 쓰였던 기교적 창법이다. 이탈리아어로 벨칸토(bel canto)란 ‘아름다운(bel) 노래(canto)’라는 뜻이다. 이는 극적인 표현이나 낭만적인 서정보다도 아름다운 소리, 부드러운 가락, 훌륭한 연주효과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치밀한 성량조절, 유연한 레가토, 화려한 기교가 중요시 되었다. 그러나 19세기 후반에는 극장규모의 확대와 오페라 소재 등의 변화로 큰 성량을 요구하는 새로운 창법이 벨칸토를 대신하게 되며, 벨칸토 창법은 쇠퇴하게 되었다. 기교적 과장에 치우치는 폐단이 있다고 생각한 글루크나 바그너는 벨칸토를 배척해 왔다. 그러나 벨칸토 자체는 고도로 예술적인 기법으로 현재 이탈리아 오페라나 모차르트의 오페라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창법으로 간주되고 있다. [본문으로]
  5. 레치타티보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레치타티보 세코(secco)와 레치타티보 아콤파냐토(accompagnato)가 그것이다. 세코는 이탈리아어로 건조(dry) 하다는 뜻으로서, 용어 뜻처럼 반주가 거의 없다. 대사 중간 중간에 하프시코드나 첼로의 멜로디가 짧게 들어가는 정도다(시기적으로 늦게 등장한 피아노는 잘 안 쓰인다). 아콤파냐토(영어로 accompaniment)는 스트로멘타토(stromentato)라고도 하는데, 관현악 반주가 있다. 따라서 세코보다 즉흥적인 느낌이 덜하고 웅변의 느낌도 덜해서, 이 쪽은 좀더 노래 같이 들린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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