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도둑질이다." - 파블로 피카소
"어설픈 시인은 흉내 내고 노련한 시인은 훔친다.
형편없는 시인은 훔쳐온 것들을 훼손하지만
훌륭한 시인은 그것들로 훨씬 더 멋진 작품을, 적어도 전혀 다른 작품을 만들어낸다.
훌륭한 시인은 훔쳐온 것들을 결합해서 완전히 독창적인 느낌을 창조해내고
애초에 그가 어떤 것을 훔쳐왔는지도 모르게 완전히 다른 작품으로 탄생시킨다." -T.S. 엘리엇
어쩔 수 없이 일정 시간 이상 혼자 끙끙거려야 하는데 욕심만 앞서로 결과물은 시원찮을 때마다 우주 미아가 된 것 같은 그 막막함과 서러움. 나는 이 막막함과 서러움을 떨쳐낼 방법을 이 책에서 찾았다. 그 발견은 여러분의 몫으로 남겨두겠다.
크리에이티브의 감상자가 되는 것도 행복하지만 크리에이티브의 생산자가 되는 것은 비교도 안되게 짜릿한 일이다. 내가 만들면서 '이거다!' 싶었던 것이 세상으로부터 '바로 그거야!'라는 반응으로 돌아온다면! (후략) - 역자 / 카피라이터 노진희
자기 자신만의 계보를 거슬러 올라가보라 P.23
마르셀 뒤샹은 "난 예술을 믿지 않는다. 예술가들을 믿는다"고 했다. 이는 실제로 굉장히 좋은 공부방법이다. 만약 역사상 모든 예술활동의 훈련법을 한꺼번에 습득하려고 덤비면 숨이 막혀버릴지도 모르니까.
정말 좋아하는 사상가 한 명 - 작가든, 화가든, 행동가든, 당신의 롤모델이 되는 누구든-을 곰곰히 생각해 보자. 그 사상가를 이해하기 위한 모든 것들을 찾아내 공부해본다. 그러고 나선 그 사상가가 추앙했던 사람 세 명을 찾아내, 그들에 대한 모든 것을 공부한다.
이러한 과정을 가능한 한 많이 되풀이한다. 좋아하는 예술가의 계보를 따라 가급적 더 멀리멀리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보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내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가계도가 만들어졌으면, 이제 나만의 가지를 만들고 뻗어나갈 차례다.
당신이 거대한 크리에이티브 가계도의 일부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훨씬 덜 외롭게 창작활동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작업실에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의 사진들을 붙여놨다. 그들은 마치 나와 아주 친한 유령들 같은 존재이다. 내가 아무것도 못하고 책상 위에 엎어져 있을 때 그들이 날 다시 일으켜 앉히는 느낌마저 들 정도다.
이미 고인이 되어버린 거장들의 좋은 점은 그들이 제자가 되려는 당신을 절대 거부할 수 없다는 점에 있다. 당신은 그들에게서 배우고 싶은 모든 걸 다 배울 수 있다. 당신을 위한 강의계획서는 그들 작품 안에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뭐라도 만들어내라 자기 자신을 알게 될 것이다 P.35
시작은 늘 두렵다. 당연한 일이다. 지식인들에게 만연한 '사기꾼 증후군'이라는 것이 있다. 이를 임상적으로 정의하자면 '자신의 업적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심리적인 현상'이다. 내가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떠벌리고 있는 것 같고, 그래서 자신이 사기꾼처럼 느껴지는 증상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그렇다. 크리에이티브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는 아무나 붙잡고 한번 물어봐라. 이런 진실을 말해줄 것이다. 그들 역시도 자신이 만들어낸 그 훌륭한 작품들이 어디서 어떻게 생겨났는지 모른다. 그저 날마다 작품활동을 열심히 했을 뿐이다.
카피를 시작하라 P.41
그 누구도 자신의 문체나 어조를 타고나지 않는다. 자궁 밖으로 나올 땐 스스로가 누구인지도 잘 모른다. 처음에 우리는 각자가 우러러보는 히어로를 흉내 내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 우리는 카피하면서 배우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카피란 표절이 아니라 실습이다. 표절이 다른 사람의 작품을 자신의 것인양 조작하는 것이라면, 카피는 역설계를 해보는 것이다. 즉, 자동차의 작동원리를 알고 싶어서 차를 분해하고 재조립해 보는 것과 같다.
알파벳을 그대로 따라 써보면서 우리는 처음 쓰기를 배웠다. 음악가들은 음계 연습을 하면서 악기 연주를 익힌다. 화가들은 명작들을 따라 그리면서 그림을 배운다.
비틀스마저도 커버밴드(유명밴드의 곡들을 그대로 흉내 내어 연주하는 밴드)로 시작했다. 폴 매카트니가 말했다. "나는 버디 홀리, 리틀 리처드, 제리 리 루이스, 엘비스 프레슬리를 흠모하고 모방했다. 그 시절 우리 모두는 다 그랬다." 매카트니와 존 레논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싱어송라이터들이지만, 그들이 자작곡을 만들기 시작한 이유는 "다른 밴드들이 비틀스와 똑같은 카피곡 리스트로 연주하지 못 하게 하기 위해서"였다고 매카트니는 얘기한 바 있다.
먼저 누구를 카피할지 정해라. 그리고 무엇을 카피할지 정해라.
누구를 카피할 것인가를 정하는 건 쉽다. 내가 사랑하고 내게 영감을 주고 워너비가 되는 영웅들을 카피하면 되니까. 작곡가 닉 로는 "당신의 영웅이 만든 곡들을 다시 써보는 것으로 시작하라"고 했다. 영웅들 중 한 명에게서만 훔치지 말고, 영웅들 모두에게서 훔치는 것이 더 좋다. 한 작가에게서 훔치면 표절이지만 여러 작가들에게서 훔치면 탐색이 된다고 작가 윌슨 미즈너는 말했다. 만화가 개리 팬터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영향을 받은 사람이 딱 한 사람뿐이라면 세상은 당신을 제2의 누구누구라고 칭할 것이다. 하지만 수백 명을 베낀다면 세상은 당신을 '오리지널'로 떠받들 것이다!"
무엇을 카피할 것인가는 조금 어렵다. 스타일만 훔칠 게 아니라 스타일 너머의 생각들을 훔쳐야 한다. 영웅들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 영웅들처럼 보아야 한다.
영웅들을 카피하는 것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그들의 정신세계를 엿보는 것이다. 그들의 스타일을 카피해보면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배울 수 있다. 만약 당신이 어떤 작품이 어떤 의도에서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이해없이 작품 자체를 표면적으로 흉내만 내고 만다면, 그것은 그저 절도와 다를 바가 없다.
당신이 아는 좋아하는 것을 써라 P.54
"내가 듣고 싶은데 이 세상엔 아직 나오지 않은 그런 음악을 만드는 것,
이것이 늘 제 관심사였어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것들을 합쳐서 나오는,
세상에 없던 음악을 듣고 싶었어요." -브라이언 에노
Austin Kleon - Don’t Call It Art - On Tour in June!
A very limited number of events to celebrate the release of my new book.
austinkle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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