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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밑줄 긋기

사랑과 사랑을 둘러싼 것들 - 한강 산문집

by 장삼도 2013. 6. 5.

이토록 애써서 하는 일들에 결국은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 때 떠오르는 말이 있다. 

'우리는 그 성당의 완성을 보지 못한다'는 말.

파비앙의 말이다. (아르헨티나 시인)

"하나의 성당이 완성되려면 삼사백년씩 걸렸던 성당들 말이야. 거기 하나하나 벽돌을 놓던 인부들...

그들은 결코 그들의 생애에 성당의 완성을 보지 못했지."



"나는 내 삶이 세월과 함께 단계적으로 나아져왔다고 생각해. 결혼해서 아이를 낳은 것이 그 전보다 나았고, 이혼한 것이 결혼생활보다 나았고, 그 뒤로 그 시인과의 관계, 그 관계의 청산까지, 나는 조금씩 더 강해져왔어. 비록 나는 지금 이렇게 늙어가고 있지만, 이제는 내가 매우 강하다고 느껴."

에란디스는 잠시 말을 멈췄다.

"왜냐면, 거짓말은 사람을 약하게 하니까. 마치 충치처럼 조금씩 조금씩 썩어가게 하니까. 세월이 흘러도 사람이 강해지지 않는다면 바로 그런 경우겠지. 하지만 난 진실을 택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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