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 하나.

우주선이 이륙하고 나면

이륙을 위해 사용된 로켓들은 떨어져나가 바다에 버려진다.

이것은 책의 여정을 닮았다.

한 권의 책을 이루는 수많은 문장들 중에

결국 한 줄의 메시지만이 독자의 내면에 도달하고,

나머지는 망각의 바다 속으로 사라진다.

어느 문장이 최종적으로 독자의 가슴에 안착할까?

그 문장을 미리 알 수 있다면,

우리는 책을 쓰지 않고 그 문장을 쓸 것이다.

오히려 모르기에 쓸 수 있는 것이다.

 

이론 둘.

책의 여정은 어디서 끝날까.

미완의 책 한 권이 이 사람 저 사람을 거쳐

마침내 누군가의 손에 쥐어진다.

진가를 알아보는 두 눈 앞에 책이 펼쳐지는 순간

비로소 책은 완성되고 저자는 사라진다.

 

`미지의 한 사람을 향한 책 쓰기`

우주선 이론이다. (1권-117)

 

 

 

 

"비지 않은 잔에 술을 권하지 말라."

 하하하! 그 말은 내가 좋아하는 구절인데 여기서 듣게 될 줄이야...

 잔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누구나 철학자가 되죠.

 어렸을 때, 난 항상 의문이었죠. 왜 어떤 사람은 이만큼 따르고 어떤 사람은 저만큼 따를까? 어른들에게 물어봐도 핀잔만 줬답니다.

 나이가 들고 난 지금, 오히려 내 질문이 무의미하지 않다는 걸 깨닫고 있죠.

 

 사람마다 비움과 채움에 대한 개념, 부족과 만족의 감이 다르다는 것, 그건 중대한 문제죠.

 어떤 이는 무족하면서도 부족한 줄 모르죠.

 탈수 직전인데도 갈증을 못 느끼는 겁니다.

 

 목 마르면 자연히 물을 찾게 된다? 천만의 말씀

 그건 몸이 건강할 때 얘기죠. 현대인의 병이란 건 결국 경고 장치가 고장 난 상태를 말합니다.

 그나마 경고 장치가 아직 살아있으면 건강한 편이죠.

 생각해봐요, 경고가 없다고.

 심판이 이렇게 갑자기!!! 막바로 퇴장은 선언하면? 옐로카드도 없이 말이죠!

 이렇게 잠복해 있다가... 예고도 없이 찾아오는 현실의 레드카드! 바로 죽음이죠...

 사람들은 자기가 부족한 게 뭔지 아는 것 같지만 그건 착각일 때가 많답니다.(135)

 

 

 

 

 사람은 어째서 원하는 게 뭔지도 모르면서

 원한다는 그 마음만 그렇게

 강렬하게 느낄까? (165)

 

 

 

 

 ...정말로

 진실한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어?

 ...난 없어...

 ...거짓말이 너무 많아

 ...그게 아니면 ...

 너무 달콤하거나...

 너무 예쁘거나...

 너무 진중하거나...

 너무...

 

 왜 모든 말은...

 결국에는

 거짓말이 될까...

 ...왜...

 진짜 하고 싶은 말은

 항상 혼잣말이고...

 왜...

 진짜 했어야 할 말은

 혼자가 되어서야

 생각나는 걸까...

 

 ...본 적도 없는 사람을

 그리워하겠구나

 너라면 알아볼 수 있을까

 평생을 기다렸지만...

 오지 않았어...

 그래도 버릴 수 없으면

 너는 또 얼마나...

 오래 기다려야 할까 (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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