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타이
매일이란 시나브로
스스로를 목 조르는 느린
자살에 불과하다는 걸 알아
끈 하나로 꽃다발을 포장하는
여러 가지 매듭법처럼
거울 앞에서
어릿광대의 마임
자신을 교수하기 위한 수화
그러나 불가능한 포박에서조차
탈출을 연기하는 마술사와도 같이
질식과 익살이 구별되지 않도록
목숨만큼 길고 가는 풍선을 분 뒤
연습한 손동작을 반복해
죄어 돌린 마디로 처세를 돌볼 때마다
낑낑대거나 삐걱거리는 강아지가 되기 위하여
한번 더 숨을 묶으며
조화처럼 시들지 않는 웃음을
힘껏 터뜨려보라.
매듭
질식은 황홀을 불러일으킨다. 뇌로 전달되는 산소가 순간적으로 부족해지면 몽롱한 잠과 같은 현기증을 동반한 부드러운 이탈에 도달할 수 있다. 살아가는 데 가장 절실한 것들이 부재하는 막다른 곳에서조차 절망하지 않기 위해 쾌락은 고통에 종속되도록 설계되었다. 도무지 삶의 기쁨을 포기할 수 없는 불가능한 여기로부터 스스로를 죄어가며 다시 일어서는 부푼 자루 속 공기 같은 미소를 지어보라. 일시의 행복에 목매여 자신을 끊임없이 결박하는 꿈의 아름다운 인상을, 일그러진 표정 안에 숨어 고독과 공포와 통증과 구별할 수 없이 탐닉과 비하와 만족의 거울에 비친 중독된 얼굴로, 좀처럼 풀리지 않을 포옹과 악수 위에 숨막힐 듯 현란한 서로의 주름과 손금을 겹쳐 헝클어, 각자가 사랑이라 부르는 동그랗고 단단한 묶음 하나를 완성해보라.
뭐랄까.. 손에 살짝만 닿아도 살이 슥 베어지는 날카로운 칼날같은 그런 문장들
호달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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