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새로운 게임의 음악을 기획한다면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잘 만들어졌다고 평가받은 작품들, 내가 플레이 해봤을 때 좋았던 작품들이 "왜 좋은가?" 하는 공통점을 분석하고
작업할 게임에 맞춤형으로 취사선택을 해서 먼저 방향성을 제시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디렉터와 기획자, 개발자와 의논하면서 일관성있게 작업해나가면 되지 않을까?
게임 개발 기간이 길수록, 혹은 라이브 서비스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극적인 부분이 강조되며 초기의 컨셉이 희미해지는 일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정말 잘 만들어진 레데리2나 갓오브워같은 작품들은 개발 앞단부터 작곡가가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음악같은 (프로덕션 끝에 비교적 짧은 시간안에 완성되어 통일감있는) 퀄리티가 게임 내내 유지된다.
비결이 무엇일까?
과연 한국에서도 가능한 프로세스일까?
GOTY, BAFTA, Grammy, Oscar 수상작 공통점 분석
https://major3rd.tistory.com/175
GOTY, BAFTA, OSCAR 음악/사운드 부분 2014~2024
고티란 무엇일까?어느새 넘쳐나는 연말 게임쇼 총정리 게임과 영화의 음악, 사운드 부분 수상작들을 플레이(감상)하고 분석해보자. 연도Game of the YearBest Score and MusicBest Audio Design참고 자료2024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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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운드 팔레트가 존재한다.
사운드 팔레트란? 특정 작품이나 프로젝트에서 일관된 오디오 경험을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소리의 모음입니다.
세계관에 밀접한 악기
-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북유럽 신화 세계관)
: 스칸디나비아 민속 음악 -> Nyckelharpa, Hardanger fiddle, Hurdy gurdy… - 레드 데드 리뎀션 II (1910년대 미국 개척 시대 배경)
: 미니멀리즘 앰비언트 음악 + 극단적 서부극 + 클래식한 서부극 -> 하모니카, 나일론 기타, 아코디언, 플룻, 오카리나 등 어쿠스틱한 악기 (10년대엔 서부 사운드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음. 60년대의 엔리오 모리꼬네의 웨스턴 영화 음악 연구) - 리터널 (SF 공포)
: 리터널만을 위한 특별한 커스텀 모듈러 신스 랙을 제작 - Everybody’s gone to the rapture (영국 슈롭셔의 시골 마을/인류의 종말)
: 전형적인 영국풍 환경을 활용해 목가적인 종말을 만듦 -> 현악기와 목관악기로만 구성된 오케스트라, 바이올린 솔로, 두 개의 합창단 (엘가와 본 윌리암스 음악 참고) - 오펜하이머 (맨해튼 프로젝트를 주도한 이론물리학자 오펜하이머의 생애)
: 분자의 움직임을 구현한 그래픽을 보고 수학과 과학적인 접근으로 작곡
높아지는 숙련도와 마스터했다는 느낌을 점점 빨라지는 템포 변화로 접근 - 브루탈리스트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유대계 헝가리인 건축가의 예술적 열정과 현실의 벽 사이에서의 갈등, 브루탈리즘 건축양식)
: 독창적인 사운드를 위해 Prepared Piano를 만들어 연주. 영화 전반에 샘플처럼 사용함 (피아노에 나사, 종이, 동전 등을 추가하여 타악기처럼 들리게 만듬)
촬영 현장의 리버브 임펄스 응답을 녹음하여 악기 녹음에 적용, 실제 채석장에서 연주하는 것처럼 구현 - 서부 전선 이상 없다 (1차 세계 대전 중 서부 전선의 독일 군인)
: 영화 상의 시대에 존재하는 악기인 증조할머니의 하모니움에 이펙팅을 하여 사용 - 듄 (2만년 후의 미래, 반컴퓨터, 근본적 인간 중심주의)
: 기존 공상 과학 단골 음악인 유럽 낭만주의 스타일의 오케스트라 음악 배제.
일렉 첼로, 보이스(사다우카 찬트, 루아르 코틀러), 백파이프, 두둑 같은 다양한 에스닉 악기 활용
독창적인 화성 진행
세계관에 밀접한 특정 시대/지역의 음악을 연구했다면, 악기와 더불어 화성 진행도 함께 따라갈 수밖에 없다.
- 갓 오브 워
: 도리안 선법 + 하모닉 마이너 - 레드 데드 리뎀션 II
: 미 서부 음악 (웨스턴 스파게티) 화성 진행 - 리터널 (SF 공포
: 엔딩의 반전 부분만을 위한 특정한 화성 진행을 사용 - Everybody’s gone to the rapture
: 영국의 낭만주의 시대 음악. 목가적인 느낌 - 다크소울
: 대부분 음악 없음 + 집요한 마이너 진행 + 도미넌트5도 + 감7도
왜 다크소울은 다크소울처럼 들릴까? https://youtu.be/wLpXMIIZSB0?si=uJCkytCj6H_bOZdG
높은 퀄리티의 임시음악(Temp Music)을 스튜디오 작곡가가 이길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작품 맞춤형”이기 때문입니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 – Score 중에서
저는 영화를 찍을 때 작곡가를 굳게 믿고 작곡가의 생각을 존중합니다. 촬영한 영상을 편집할 때 기존의 음악 중에 제 생각을 대변할 만한 곡들을 골라 영상에 깔아 놓기는 합니다. 임시 음악이죠. 작곡가들에게 임시 음악은 애증의 대상입니다. 아마 앞으로 인터뷰하시면서 비슷한 말을 많이 들으실 겁니다. 임시 음악은 감독이 원하는 음악의 방향을 간단히 알려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작곡가의 생각을 가두기 때문입니다.
작곡가는 본인 스스로 최선의 결과물을 낼 때까지 감독이 열린 마음으로 기다려 주길 바랄 겁니다. 하지만 너무 맡겨만 두면 감독의 뜻과 전혀 다른 음악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다소 민감한 문제죠.
그래서 저는 임시 음악을 들려줄 뿐 아니라 영화 제작의 초기 단계부터 작곡가와 많은 대화를 나눕니다. 대화의 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영화의 주제는 무엇인가? 감독이 관객에게 전하려는 주제 의식과 정서는 무엇인가? 전달이 잘되게 하려면 어떤 촉진제가 필요할까? 주제의 통일성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사뿐 아니라 음악으로도 장면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을까? 음악으로 특정한 감정을 환기할 수 있을까?
작곡가가 만든 음악이 임시 음악을 매번 능가하는 건 감독과 작곡가의 소통 덕분입니다. 임시 음악으로 쓸 곡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그 많은 음악을 당해낼 작곡가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영화에 나온 곡들을 아무렇게나 모아 영상에 깔면 주제나 음향의 통일성을 절대 유지할 수 없습니다. 작곡가가 늘 이기는 건 이 때문입니다.
https://major3rd.tistory.com/119
2. 작품 전체에 유지되는 통일성
사운드 팔레트가 있다 하더라도
세계관이 넓고 방대해서 다양한 지역 배경이 있는 경우에는
그 팔레트를 끝까지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만들어진 작품에는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아이디어를 일관되게 끌고가는 방법들이 발견됩니다.
주제와 모티브의 일관성
넘쳐나는 테마 멜로디와 끊임없이 흐르는 음악은 모든 문장에 형광펜을 칠해버린 교과서처럼 어느 것도 강조할 수 없다.
각 지역마다 다른 음악 스타일을 사용할 수 있지만, 공통된 주제나 모티프를 통해 통일감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하나의 주제를 변형하여 각 지역에 맞게 변주를 주거나, 각 지역에 비슷한 리듬이나 화성을 사용하는 방법이다.
- 젤다의 전설 시리즈: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음악을 사용하면서도 공통적인 테마와 모티프(Hyrule테마)를 반복적으로 활용하여 통일감을 준다.
-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지역별로 다른 음악 스타일을 사용하되, 주로 주제가 되는 악기나 리듬 패턴을 공유하여 일관된 느낌을 준다. (소켄 시스템)
- 더 위쳐3: 각 지역마다 다른 악기나 화성 진행을 사용하면서도 Geralt의 테마가 게임 전반에 걸쳐 계속해서 변형되어 등장한다. 이 테마는 주인공과 그의 여정을 강조하며, 각기 다른 지역들의 분위기를 잘 녹여낸다.
악기 선택과 조화
지역마다 다른 악기를 사용하되, 게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악기나 소리의 특징으로 묶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하나의 악기가 전체 게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 그 악기의 음색을 각 지역에서 변형하여 사용해 통일감을 줄 수 있다.
- 라스트 오브 어스: 게임 전체적으로 울려 퍼지는 작곡가 Gustavo Santaolalla의 일관된 기타 사운드
- 레드 데드 리뎀션 II: 각 지역의 특징을 반영하면서도 전체적으로 웨스턴 장르의 음악 전통을 유지한다. 서부 개척 시대의 분위기를 전하는 곳에서는 전통적인 기타, 바이올린 등의 어쿠스틱 악기가 사용되고 극적인 순간에는 오케스트라가 등장한다.
감정적 톤 유지
- 엘더스크롤 V: 스카이림: 전체적으로 북유럽 신화와 대자연을 반영하는 분위기. 템포나 화성 진행에 변화를 주면서도 일관된 감정적 톤을 유지한다.
- 레드 데드 리뎀션 II: 각 지역의 음악 스타일이 다르더라도, 게임 내내 일관된 슬로우 템포, 감성적 멜로디, 영화적인 스코어가 유지되어 통일감을 준다.
3. 녹음 퀄리티
‘녹음’을 위한 녹음, 혹은 ‘웅장한 느낌’을 위한 녹음은 예산 낭비입니다.
중요한 것은 녹음을 하는 이유와 필요성을 아는 것입니다.
많은 작곡가들이 그들의 인터뷰에서 밝히는 녹음의 목적은 바로
‘사운드 아이덴티티’입니다.
영화와 게임의 경향성
- 영화나 드라마는 대부분 모든 음악을 녹음한다.
- 게임의 경우 러닝타임과 트랙수가 영화에 비해 압도적으로 길고 많기 때문에 게임의 주제와 관련된 주요 트랙만 녹음을 하고 나머지는 샘플을 쓰거나 일부 악기만 녹음해서 샘플과 믹스하는 경우가 많다. (발매 음원은 녹음)
게임에서 녹음을 진행하는 경우
- 메인 테마, 주요 컷씬, 주요 전투/보스
- 샘플로 낼 수 없는 인간적 뉘앙스와 다이내믹이 필요한 경우
- 대작 게임의 브랜드 가치에 부합하고자 하는 경우
연주자의 악기 연주법이나 소리가 아이덴티티가 된 예시
- 듄: 채스 스미스의 창작 악기들, 티나 구오의 티베트 전쟁 뿔피리 같은 첼로 사운드, 마이클의 사다우카 챈트, 백파이프 사운드를 흉내낸 거스리 고반의 일렉기타, 사막 모래언덕에 휘몰아치는 바람 같이 연주한 플루티스트 페드로의 다양한 피리류 악기 연주, 그리고 가장 중요한 루아르 코틀러의 강렬한 보컬
- 브루탈리스트: 피아노 현에 나사, 종이, 동전 등을 추가하여 타악기처럼 세팅 후 녹음한 소리를 영화 전체에 샘플처럼 사용. 작곡가가 녹음기를 들고 다니며 유럽 전역의 특정 연주자들과 함께 녹음. 촬영 현장인 채석장에서 리버브 응답을 녹음하여 악기 녹음에 적용해 실제로 채석장에서 연주하는 것처럼 들리게 구현.
- 서부 전선 이상 없다: 1차 세계 대전 당시 실존한 악기(증조할머니의 하모니움)를 녹음.
-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스칸디나비아/북유럽 민속 악기 Nyckelharpa, Hardanger Fiddle, Hurdy Gurdy, Eivør Pálsdóttir의 보컬 음색, 고대 노르드어에 가장 가까운 언어를 사용하는 아이슬란드의 합창단
- 레드 데드 리뎀션 II: 수많은 서부음악 전문가와 녹음
- 고스트 오브 스시마: 일본 전통악기 녹음
- 리터널: 작곡가가 작품을 위해 맞춤형 신스랙을 제작
- 라스트 오브 어스: 작곡가 산타올라야 특유의 기타 연주 스타일
- 플래그 테일: 긁는 첼로의 아이코닉한 사운드 (미디로는 표현 불가능한 사운드)
중요한 것은 <오케스트라>가 아니라 소규모 녹음이라도 그 사운드가 게임의 정체성을 보여주느냐 하는 점이다.
4. 음악 전환의 섬세함
좋은 음악이 나쁜 구현으로 망가지기가 얼마나 쉬운 일인지!
반대의 경우 또한 얼마나 많은지! (발더스 게이트3 작곡가 Borislav Slavov 인터뷰 中)
AAA 대작들이 루프 음악에 멜로디를 빼는 이유는?
긴 멜로디 테마에는 필연적으로 프레이즈가 생기고, 음악적인 프레이즈는 질문하고 대답하는 느낌, 마무리하는 느낌 등의 “뉘앙스”를 만든다. 이 뉘앙스는 음악 감상의 측면에서는 매우 아름답지만, 게임을 실시간으로 플레이하는 플레이어의 행동과는 상관없는 타이밍에 강제적인 방향성을 만들어서 전혀 인터랙티브(Interactive)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루프가 끝나는 타이밍은 작곡가가 정할 수 없기에 뚝 끊기는 멜로디로 인해 루프와 연출 사이의 연결이 부자연스러워진다. 실사 풍일 때 부자연스러움이 더 심하게 느껴진다.
따라서 실사 풍 대작 게임의 루프 음악일수록 음악만 들으면 다소 심심하게 들리는 것이다. 하지만 게임 안에서는 플레이어의 행위와 상관없이 귀(주의)를 빼앗기는 일이 없으므로 게임 자체에 훨씬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키와 템포, 분위기가 바뀌는 음악적인 변화는 반드시 게임 이벤트에 물려 있다. ‘백그라운드 뮤직’, 말 그대로 게임 플레이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그래서 앨범 버전과 실제 게임 내의 음악이 다른 경우가 많다.
- 갓 오브 워
하임달 전투 시퀀스 분석: https://major3rd.tistory.com/210
긴 프레이즈의 멜로디가 없다. 혹은 테마 음악 멜로디의 작은 요소(fragment)를 차용해서 사용하여 통일감을 준다.
Ex)크레토스 테마의 앞 세 음만을 사용
전투 영상 모음: https://www.youtube.com/watch?v=IfFzZ766UsM - 레드 데드 리뎀션 II
지역 음악 모음: https://youtu.be/IR1XbonCWng?si=0s57lLoyVv_yejKd
브레이스웨이트 저택 공격 시퀀스 분석 https://major3rd.tistory.com/207 - 플래그 테일: 레퀴엠
- 전체적으로 음악 구현이 매우 섬세하고 세련되고 완성도 높다고 느꼈던 게임.
https://major3rd.tistory.com/181
[예외 상황] 게임의 주제와 연결된 가장 중요한 최종 보스와의 전투에서 멜로디 파편이 아닌 테마 전체를 (드디어) 들려주면 색다름으로 인해 강조가 된다. 하지만 이러한 예외를 게임 내에서 여러 번 사용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최종보스의 위엄이 떨어지게 된다.
- 엘든링
최종 보스 전투: https://www.youtube.com/watch?v=_3W1djW_Ymc
컷씬 전환 시 멜로디가 뚝 끊어지는 단점을 안고 최종 보스의 압도적 분위기를 선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극적인 감정, 실사와 판타지의 극명한 대비를 강조하는 방법
- 캐스트어웨이: 섬에 있는 동안(거의 영화 내내) 음악이 없다가 드디어 톰 행크스가 섬을 떠나게 됐을 때 그를 거의 죽일 뻔한, 그리고 그를 살리기도 한 섬을 비추며 음악이 재생된다.
- 백투더퓨처: 오프닝 20분간 음표가 한 개도 없다가 타임머신(드로리안)이 스크린에 등장하는 순간 음악이 나와 곧바로 판타지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Dynamic Contrast
소리의 볼륨을 극단적으로 대조시켜 감정적 임팩트를 주는 기법
Negative Space / Use of Silence
의도적으로 음악을 멈추거나 최소화하여 긴장감을 유도하고, 이후 등장하는 사운드나 테마의 강조 효과를 노리는 방식. (한스 짐머가 자주 쓰는 기법 : 좋은 의미의 zimmerization) 영화 음악계에서 Silence as punctuation이라고도 표현
Drop-out
음악이 점점 작아지다가 완전히 사라지거나 거의 안 들릴 정도로 줄어드는 순간적 연출, 클라이맥스 직전의 숨 고르기로 자주 쓰임
Tension-and-Release
긴장감을 고조시킨 뒤, 갑자기 정적을 만들거나 극적인 변화로 청자의 감정 반응을 유도
영화적인 이러한 방법들이 내러티브를 전달하는 데에 있어서 극적인 효과를 주기 때문에 실사화 게임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5. 디렉터의 의도
1. 사운드 팔레트
2. 통일성
3. 녹음 퀄리티
4. 섬세한 음악 전환
위의 모든 요소들은 ‘디렉터의 의도’를 전달하려는 수단으로 활용될 때 가치가 있는 것이지 목적이 될 수 없다.
대부분의 작곡가들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브루탈리스트 작곡가 Daniel Blumberg 인터뷰 중에서
브래디(감독)와의 협업은 정말 이상적인 상황이었고…(중략) 그의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매우 중요한 작품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그 이야기와 어울리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정말 중요했습니다. 시각, 효과, 영화 음악 사이의 성공적인 균형은 감독이 그를 잘 표현하고, 그의 의도가 실현된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사랑하는 감독들에게서 가장 영감을 받는 부분은 그들이 그들의 비전의 초기 직관성을 전부 유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 배우와 그들의 연기, 시각, 사운드, 의상 등 모든 요소들 속에서도 말이죠.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성공적인 영화의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입니다, 바로 감독의 저자성이죠.
https://major3rd.tistory.com/189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이 ‘디렉터의 의도’라는 한가지 방향으로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할 때 좋은 작품이 완성될 수 있다.
게임과 영화 음악의 추세
1. 기술 발전에 따른 게임 음악의 역사 간단히 짚기
① 8비트 시대 (1980년대 중반)
NES(패미컴) 같은 콘솔의 사운드 칩에는 특정 파형으로 5개의 사운드만 생성할 수 있었기 때문에 편곡과 텍스쳐를 완전히 무시한, “멜로디”에 크게 의존하는 작곡 스타일을 갖게 되었다.
- 대표 게임: Super Mario Bros., The Legend of Zelda
- 대표 작곡가: 코지 콘도
② 16비트 시대 (1990년대 초)
SNES(수퍼 닌텐도), Sega Genesis 등에서 신스와 샘플링 기능이 추가되며 창작의 제약이 완화되고 다양한 질감의 사운드 스케이프,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가능해졌다. 게임 음악의 황금기라 불리기도 한다.
- 대표 게임: Final Fantasy VI, Chrono Trigger, Sonic the Hedgehog
- 대표 작곡가: 우에마츠 노부오, 요코 시모무라
③ CD-ROM 시대 (1990년대 후반)
CD로 오디오 저장이 가능해지며 실제 악기, 보컬, 오케스트라가 사용되었고 영화 같은 음악 연출이 가능해졌으며 게임 OST의 발매가 본격화되었다.
- 대표 게임: Final Fantasy VII, Metal Gear Solid, Castlevania: Symphony of the Night
④ 현대 및 AAA 시대 (2000년대부터 현재)
실시간 인터랙티브 음악 시스템(Wwise, FMOD같은 사운드 미들웨어)을 사용하여 게임 내의 분위기와 상황에 따라 동적으로 변화시키는 음악이 가능해졌다.
- 대표 게임: The Elder Scrolls, Halo, The Last of Us
2. 게임 음악의 추세
게임이 복잡해지면서 게임 음악 또한 같은 멜로디를 끊임없이 반복하던 예전 스타일과 달리 ‘루프 음악’에 대한 구현 방식이 매우 섬세해졌다. 음악은 플레이어의 상황에 따라 언제든 바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앰비언스 느낌의 사운드 스케이프가 굵은 멜로디 라인을 가진 음악보다 유연하게 사용된다.
이는 멜로디 테마(존 윌리암스)를 중시하던 과거에서 분위기+텍스쳐(한스 짐머)를 중심으로 이동한 영화음악의 트렌드와도 비슷하다.
3. 추세를 따라가야 할까?
이것은 100% 게임의 스타일에 달린 부분이다. 2025년 Grammy - Best Score Soundtrack for Video Games and Othe Interactive Media 부분 수상작인 ‘위저드리: 광왕의 시련장’은 향수를 자극하는 게임 스타일에 맞춰 음악만 듣기엔 고퀄리티라고 생각하기 힘들만큼 추세를 역행한 ‘화려한 미디 오케스트라’ 스타일을 선보였다.
4. 게임 음악과 영화 음악의 결정적인 차이
In film, music follows time. In games, music follows the player.
→ 영화에선 음악이 시간 흐름을 따라가고, 게임에선 음악이 플레이어를 따라간다.
영화 음악 | 게임 음악 |
선형 (Linear) - 연출에 대한 통제가 프레임 단위로 가능 | 비선형 (Non-linear) -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달라짐 - 조건/상태 기반 작곡 (미들웨어 활용) - “루프음악”이 존재: 계속 조금씩 변화하는 것처럼 들리게 하려는 작곡가들의 여러 노력이 존재(여러 개의 수직 트랙 교차 활용 등) |
감정 유도, 분위기 조성 등 “수동적인 감상” (관객은 이야기를 따라가며 음악을 감상함: 음악이 장면을 보조) | 플레이어의 행위에 “반응하고 변화하는 음악” - The Last of Us: 연출 중심의 감성적 OST - DOOM: 전투 중 킬 수, 페이즈, 남은 적 수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하는 음악 음악이 플레이 경험의 일부가 됨 |
게임 산업의 개발 비용이 높아지고 영화 인력들이 유입되면서 ‘게임 음악도 영화 음악처럼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위와 같은 두 매체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게임 음악의 큰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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