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주체적으로 창의적인 활동을 꾸준히 하다보면 기회가 생기고 연결이 만들어진다.. 라는 걸 인생으로 보여준 작곡가


Spitfire Audio Presents: A Conversation with Volker Bertelmann

 

 

Q. 스코어를 다시 듣고 싶어서 영화를 두 번이나 봤다. 글라이딩으로 올라가는 그 음이 계속 나오는데 마치  공포나 스릴러 영화의 사운드트랙 같기도 했다.  어떻게 그런 하모닉 팔레트를 쓰게 되었나? 감독의 아이디어인가, 당신의 아이디어인가?

A. 작업을 처음 시작할 때는 확신이 없다. 난 그 불확실성과 위험하고 의문에 찬 순간을 좋아한다. 그 날것의 깨지기 쉬운 상황은 우리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유의 순간이기 때문이다. 질문에 대한 확신을 얻으려면 실험하고 찾아야 한다. 나는 이야기나 이야기 속의 아크에서 은유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영화 속의 특정 역할을 위해 테마를 쓰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고 젊음의 상실이나 순수함 같은 철학적인 부분으로 접근하는 것을 좋아한다. 

콘클라베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이상적인 종교적 공간을 나타내는 악기를 찾는 것이었다. (첫 번째 팔레트에 대한 첫 번째 아이디어) 합창단이나 오르간을 대체할 수 있는 유리 악기를 찾다 프랑스 악기인 크리스털 바셰를 발견했다. 소리 끝부분에 왜곡된 금속 사운드가 맘에 들었다. 그리고 두 번째 팔레트는 70년대 스릴러 음악에서 많이 쓰인 현악기에서 찾았다. 

 

Q. 유리 악기에 대해 좀 더 말해줘라. 

A. 콘서트에서 같이 연주했던 뮤지션 Thomas Bloch가 글라스 하모니카, 크리스털 바셰, 온 마티노 같은 온갖 신기한 악기를 갖고 있었다. 그가 발을 다쳐서 걸을 수 없게 되어 마크 슈어라는 독일 뮤지션을 대신 소개받아 녹음하게 되었다. 특이한 악기라 연주자가 많지 않다. 독일에서 악기를 차에 싣고 3시간 반 거리를 달려와서 악기를 세팅한 뒤 다음날 녹음을 시작했다. 

 

Q. 녹음 프로세스는 어땠는가?

A. 크리스탈 바셰 샘플로 먼저 테마를 만들어 악보를 연주자에게 주고 녹음했다. 모든 테마를 다양한 템포와 튜닝으로 녹음했는데 베이스, 코드, 멜로디 같은 트랙을 모두 따로 오버더빙했다. 그리고는 그 위에 자유롭게 연주를 부탁해서 녹음했다. 

 

Q. 감독의 승인 하에 이루어진 일인가? 아니면 감독의 전적인 신뢰하에 알아서 진행한 것인가? 

A. 나는 감독에게 이런 저런 사운드 팔레트를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좀 위험한 일이긴 하지만 맨 처음 감독에게 오프닝 3 음의 모티브를 보냈다. 이틀 간의 끔찍한 기다림 뒤에 감독은 맘에 든다는 전화를 주었고 그 이후 모든 작업을 그 세 음을 기반으로 작업했다. 

콘클라베의 작업은 음악으로 다양한 분위기와 의도를 표현해야 했고 대사를 압도하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했기 때문에 어려웠다.  

 

Q. 믹싱과 편집 시에 음악이 할 수 있는 역할이 큰데, 감독이 전적으로 작업했나요, 아니면 의견을 물어봤나요? 

A. 항상 같이 작업하는 믹싱 엔지니어가 있다. 그는 대사와 함께 7.1 믹싱을 하는데, 애비로드의 큰 방에서 믹스했고, 믹스 시작 10~12일 후에 모두가 모여서 노트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내가 지난 몇 년간 했던 코멘트는 대사가 없는 몇몇 부분의 음악 볼륨을 조금 키워달라는 것 뿐이었고, 믹싱 작업은 엔지니어가 주로 맡아서 한다. 

 

Q. 당신의 음악 작업을 들으면 음악 자체가 진술하는 느낌이 든다 (make statement) 

A. 영화가 잘 만들어진 경우엔, 아시다시피 음악이 필요한지 모르겠는 느낌이 든다. 영화 자체가 훌륭한 연극자체이기 때문이다.
음악은 많은 경우 어떤 장면에 긴장감이 충분한지 잘 모르겠을 때 사용된다. 하지만 콘클라베 감독과 작업할 때는 그런 식으로 이 장면에 뭔가가 좀 필요하다고 생각한 적은 거의 없었다. 

 

Q. 스포팅spotting 은 감독과 같이 하나요?

A. 감독이 이미 훌륭한 영화의 형태로 먼저 만들어서 준다. 내 음악과 다른 작곡가들의 음악도 섞여서 오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지점에 매우 가깝고 그 점을 출발점으로 음악을 전부 들어내고 시작한다. 감독은 음악적으로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써주길 원하며 cut을 위해 space holder로 사용해달라고 한다. 

죽은 교황이 구급차에 타는 장면이 작업하기 제일 어려웠다. 템포 변화가 많고 뒤에 음악이 사라지면서 사운드 디자인(앰뷸런스의 플라스틱 박스가 덜거덕거리는 사운드)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데 리듬으로써 음악의 일부가 된다. 

 

Q. 어디서 자라고 영화 음악을 어떻게 배우고 시작하게 됐나? (갑자기요..?ㅋㅋ)

A. 9살에 쇼팽 콘서트를 듣고 엄마에게 저 사람한테 레슨받아서 저렇게 연주하고 싶다라고 말했고, 그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12살에 락밴드를 만들었다. (아주 작은 마을이었음). 18살에는 드라마에 우리 음악이 소스뮤직으로 사용됐다. 그리고 나서는 의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네??) 그 당시 음악학교를 찾기도 어려웠고 부모님도 직업을 찾은 뒤 음악을 하는 것을 낫게 생각하셨기 때문에. (지금은 다르게 생각하실 거다) 의대 진학 후에 음악을 다시 했고 힙합 크로스오버 밴드로 Sony Music과 계약을 맺었다. 지금 만드는 음악에도 phygicality가 있다. 기타 리프와 드럼처럼 춤추게 하거나 뛰어다니게 하는 것이 그것이다. 음악엔 의식ritual적인 면이 있기 때문에 머리로 느끼는 것 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경험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Q. 거기에서 영화 음악 제작까지 어떻게 연결되었는지? 

롹스타가 되고 싶다는 이미지가 머릿속에 있어서 밴드를 했지만 차트에 오르지 못해 퇴출되었다. 하지만 그 일을 계기로 Hauschka라는 피아노 프로젝트를 시작해서 일을 즐기기 시작했고 청중도 늘어났다. 

Hauschka: Tiny Desk Concert

하우슈카의 타이니 데스크 공연... "어쿠스틱 악기로 전자 음악을 하고 싶었다."

 

공연을 시작한 후 점점 많은 사람들이 오기 시작했다. 감독, 사운드 디자이너, 화가, 조각가처럼 창의적으로 작업하는 사람들이었고 그들은 작업할 때 당신의 음악을 듣는다고 했다. 

2012년 독일 영화 감독에게 작업 제의가 왔고 나는 이 음악을 마지막에도 당신이 원할지 잘 모르겠다 라고 했다(ㅋㅋ). 어쨌든 하우슈카 음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prepared piano에는 옵션이 더 많지만 나의 접근 방식과 습관의 한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습관은 당신을 제한하고 경험을 앗아가기 때문에 다른 아티스트와 연결하여 다른 아이디어들을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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