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의 남자 - 폴 오스터
1.
영화 속으로 도피하는 것은 책 속으로 도피하는 것과 같지 않다. 책을 읽으려면 책에게 뭔가를 되돌려 주어야 한다.(25)
2.
감정 없는 사물들이 인간의 감정을 표현해 주는 수단이 돼요. 그게 영화 언어지요. 훌륭한 감독만이 그 요령을 알고 있어요. 르누아르, 데시카, 레이는 베스트 3예요. 그렇지 않아요?
그렇고 말고.
「자전거 도둑」의 첫 장면을 한번 생각해 보세요. 주인공은 일자리를 주겠다는 얘기를 듣지만 전당 잡힌 자전거를 꺼내 오지 않으면 그 일자리를 잡을 수가 없어요. 그는 자신이 너무 한심하다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돌아가요. 그런데 거기 건물 밖에 그의 아내가 있어요. 무거운 물 양동이 두 개를 들고 말이에요. 그들의 가난, 이 여자와 그 가족의 힘겨운 싸움, 이 모든 것이 양동이에 담겨 있어요. 남편은 너무나 자기 고민에 휩싸인 나머지 문 앞에 절반쯤 갈 때까지 아내를 도와줄 생각을 못해요. 설사 도움에 나설 때 조차도 그는 하나만 집어 들고 나머지 하나는 아내에게 들게 하지요. 이 짧은 몇 초 동안에 이들의 결혼에 대하여 모든 것을 알 수 있어요. 이어 그들은 계단을 올라가 집으로 들어가요. 그때 아내가 침대보를 저당 잡혀서 자전거를 다시 찾아오자는 아이디어를 내놔요. 주방에서 아내가 거세게 양동이를 걷어차는 장면 기억나죠? 또 서랍장을 거칠게 여는 것도 기억나죠? 감정 없는 사물이 인간의 감정을 대신 표현해 주는 거예요. 그런 다음 전당포 장면이 나오는데 그건 점포라고 할 수도 없어요. 커다란 장소인데 안 찾아간 물건을 보관해 두는 일종의 창고예요. 아내는 침대보를 팔고, 그 후에 전당포 일꾼이 자그마한 보따리를 들고 저당 잡힌 물건을 놔두는 선반으로 가는 장면이 나와요. 처음에 선반은 별로 높아 보이지 않아요. 그러다가 카메라가 천천히 뒤로 물러나면서 그 일꾼이 기어 올라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게 뭐 한없이 올라가는 거예요. 천장까지 말이에요. 선반은 이미 일꾼이 놓아 두려고 하는 그런 보따리들로 가득 찼어요. 갑자기 로마의 모든 가정이 침대보를 팔아먹은 느낌이 들죠. 도시 전체가 주인공과 그의 아내처럼 비참한 상태에 놓여있는 것 같아요. 할아버지, 데시카는 이 한 장면으로 재앙의 가장자리에 살고 있는 사회 전체의 모습을 보여 주었어요.
그럴듯한데, 카티아. 어서 이론의 바퀴를 굴려 봐...
이건 오늘 밤에 문득 생각났어요. 하지만 뭔가 그럴듯한 포인트를 포착한 것 같아요. 세 영화 모두에서 그런 사례를 발견했으니까. 르누아르 감독의 「위대한 환상」에서 접시 생각나세요?
무슨 접시?
영화 끝 무렵에 나오는 거 말이에요. 장 가뱅이 독일 여자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요. 전쟁이 끝나면 그녀와 그녀의 딸을 데리러 오겠다고 약속해요. 하지만 추격대가 이제 곧 닥쳐오게 되어 있고 그와 달리오는 너무 늦기 전에 국경을 넘어 스위스로 달아나야 해요. 네 사람은 함께 식사를 하고 이제 작별의 순간이 다가왔어요. 아주 감동적인 장면이에요. 가뱅과 여자는 문턱에 서 있고, 그들이 다시 만날 확률은 거의 없고, 두 남자가 밤 속으로 사라지자 여자는 눈물을 흘리지요. 르누아르 감독은 장면을 전환하여 숲 속을 달리는 가뱅과 달리오를 보여줘요. 여느 평범한 감독이라면 영화가 끝날 때까지 두 사람을 계속 보여주었을 거에요. 하지만 르누아르는 그렇게 하지 않아요. 그에게는 천재가 있어요. 내가 여기서 말하는 <천재>는 따뜻한 이해력, 깊은 마음, 동정심 뭐 그런 거에요. 감독은 뒤로 돌아가서 여자와 어린 딸을 보여 줘요. 전쟁의 광기로 인해 이미 남편을 잃어버린 이 젊은 여자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그녀는 집 안으로 들어가 식당의 식탁과 그들이 방금 함께 나눈 식사에서 나온 지저분한 접시들을 봐요. 남자들은 이제 가버렸고, 그들이 사라졌기에 접시들은 이제 그들의 부재를 알려 주는 기호, 남자들이 전쟁에 나간 다음 여자들이 겪어야 하는 외로운 고통의 기호가 된 거에요. 그녀는 아무 말 없이 그 접시들을 하나하나 집어 들고 닦고 식탁을 정리해요. 이 장면이 얼마나 걸렸을까요? 10초? 15초? 아주 짧은 시간이에요. 하지만 그게 관객을 숨 막히게 하죠. 아예 뻑이 가버리게 만들어요.
넌 용감한 여자야. 나는 갑자기 타이터스를 생각하며 말했다.
관둬요, 할아버지. 난 그 사람 얘기 하고 싶지 않아요. 나중에 해요. 지금은 아니에요. 오케이?
오케이. 영화 얘기나 계속 하자꾸나. 아직 하나 더 남았어. 인도 영화. 난 그 영화가 제일 마음에 들더라.
아마 주인공이 할아버지처럼 작가라 그럴 거에요. 카티아가 짧게 냉소적인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어쩌면. 그렇다고 해서 좋지 않은 영화를 마음에 든다고 한 건 아니야.
좋지 않았다면 고르지도 않았을 거에요. 쓰레기 영화는 안 된다. 이게 규칙이잖아요. 기괴한 영화에서 고상한 영화에 이르기까지 종류가 많지만 쓰레기는 안 돼요.
알았어. 그런데 <아푸>에서 감정 표현을 대신 해주는 사물은 뭐야?
한번 생각해 보세요.
난 생각하고 싶지 않아. 너의 이론이니까 네가 말해 줘.
커튼과 머리핀이에요. 한 생활에서 다른 생활로 옮겨가는 건데 이야기의 전환점이 되요. 아푸는 친구 사촌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시골로 내려갔어요. 전통적인 중매결혼이지요. 그런데 막상 나타난 신랑을 보니 허튼소리를 마구 지껄이는 백치였죠. 결혼식은 연기되고, 친구 사촌의 부모는 경악해요. 자기네 딸이 그날 오후에결혼하지 못하면 평생 저주를 받는 게 아닐까 걱정하지요. 아푸는 세상에 아무 걱정 없이 나무 그늘 아래서 잠을 자고 있어요. 며칠간 도시를 벗어나서 너무 잘되었다고 말이에요. 그때 신부의 가족이 그에게 접근해요. 현재 주위에 있는 총각이라고는 당신밖에 없다. 그러니 당신이 우리를 위해 이 문제를 좀 해결해 주어야겠다. 아푸는 경악해요. 저들이 미쳤다. 미신에 사로잡힌 시골 촌뜨기들이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거절하죠. 그러다가 곰곰 생각하더니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해요. 일종의 선행, 이타적 동기로 말이에요. 하지만 그 여자를 데리고 캘커타로 돌아갈 생각은 없어요. 결혼식이 끝난 뒤 처음으로 단둘이 있게 되자 아푸는 이 순박한 어린 여자가 생각보다 훨씬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달아요. 난 가난해요. 작가가 될 생각이에요. 당신에게 무언가를 제대로 해줄 수가 없어요. 그러자 여자가 대답해요. 그건 아무 상관도 없어요. 난 당신을 따라가기로 마음 먹었어요. 화가 나고 당황하면서도 아푸는 마지못해 승낙해요. 그리고 곧 장면이 도시로 바뀌지요. 아푸가 살고 있는 판잣집 앞에 마차가 멈춰서요. 그와 신부가 내려요. 이웃들이 모두 나와서 아푸의 안내를 받으며 계단을 통해 더럽고 비좁은 다락방으로 올라가는 아름다운 여자를 멍청히 바라봐요. 잠시 뒤 그는 누군가의 부름을 받고 자리를 비워요. 카메라는 여자를 비추죠. 생판 알지도 못하는 남자와 결혼하여 낯선 도시의 낯선 방에 혼자 있는 그 여자를 . 이윽고 여자는 창문 쪽으로 걸어가는데 거기에는 제대로 된 커튼 대신에 지저분한 벌랩이 걸려 있어요. 심지어 구멍까지 나 있고요. 그녀는 그 구멍을 통해 뒷마당을 내다봐요. 거기에는 기저귀를 찬 어린애가 먼지와 쓰레기 속에서 아장아장 걷고있어요. 카메라의 각도가 반전하여 이번에는 그 구멍을 통해서 여자의 눈을 보여줘요.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는데 그렇게 긴장되고 겁먹고 막막한 심정을 누군들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그떄 아푸가 방에 들어와 무슨 일이냐고 물어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녀가 머리를 흔들면서 말해요. 이어 장면은 암전돼요. 그리고 이런 의문이 드는 거에요. 자 이젠 뭐가 벌어지지? 순전히 우연에 의해 결혼하게 된 이 엉뚱한 부부의 앞날에 뭐가 예비되어 있는 거지? 교묘하면서도 확신이 찬 수법에 의해, 1분도 안 되어 모든 것이 계시되요. 여기에 사물 제1호가 있어요. 바로 창문이에요. 다시 페이드인이 되요. 이른 아침인데 우리가 제일 먼저 보는 것은 창문이에요. 여자가 지난번 장면에서 뒷마당을 내다보았던 창문. 하지만 초라한 벌랩은 사라지고 깨끗한 바둑판무늬 커튼이 걸려있어요. 카메라는 약간 뒤로 물러나고 이때 사물 제 2호가 나와요. 창틀에 놓인 화분들이지요. 이것들은 고무적인 표시이지만 그래도 아직 그 의미를 확실히 알 순 없어요. 가정의 단란함, 편안함, 여자의 손길. 이런 것들은 아내가 해야 할 일이지만 아푸의 아내가 그걸 잘했다고 해서 그를 사랑한다는 증거는 아니에요. 카메라는 계속 뒤로 물러나는데 우리는 부부가 침대에서 잠자는 것을 봐요. 자명종이 울리고 아내가 침대에서 나오는 동안 아푸는 신음 소리를 내면서 머리를 베개에다 박아요. 여기서 사물 제3호인 사리(인도의 여자 옷)가 나와요. 그녀가 침대에서 나와 걸어가려는데 갑자기 움직일 수가 없는 거에요. 그녀의 사리가 아푸의 옷에 묶여 있기 때문이지요. 아주 기이해요. 누가 이런 짓을 왜 했을까? 아내는 화를 내면서도 야릇하다는 표정을 지어요. 우리는 순간 아푸가 그랬다는 것을 깨달아요. 그녀는 묶인 매듭을 풀어요. 이 장면을 뭘 의미하는 거지요? 그들이 멋지게 섹스를 했고 그래서 둘 사이에 장난기가 발동했고 말하자면 진짜 부부가 된 거에요. 하지만 사랑은? 부부는 만족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서로에 대한 느낌이 얼마나 강렬한지는 미지수에요. 이때 사물 제4호가 등장해요. 바로 머리핀이에요. 아내는 아침을 준비하기 위하여 화면 밖으로 나가고 카메라는 아푸를 클로즈업해요. 그는 마침내 눈을 뜨고 하품을 하고 기지개를 켜면서 침대에서 뒹굴어요. 그러다가 두 베개 사이에 떨어져 있는 물건을 발견해요. 손을 집어넣은 그는 아내의 머리핀을 하나 꺼내 들죠. 이게 절정의 순간이에요. 그는 머리핀을 쳐들고 찬찬히 살펴봐요. 그러는 아푸의 눈에는 부드러움과 존경스러움의 표정이 넘쳐흘러요. 그가 아내를 정말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의심의 여지 없이 확신하게 돼요. 그녀가 한 평생의 여자가 된 거지요. 레이 감독은 단 한마디의 대화도 없이 이런 의미를 전달해요.
르누아르의 접시처럼. 데시카의 침대보 꾸러미처럼. 단 한마디도 없이. 내가 말했다.
아무 말이 필요 없어요.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알면요.
그 세 장면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어.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의식하지 못했는데 네 이론을 듣고 보니 갑자기 생각 나는구나.
뭔데요?
그 장면들은 모두 여자에 관한 거야. 이 세상을 지탱하는 것은 여자라는 얘기지. 여자들이 이 세상의 진짜 일을 열심히 하는 동안 그들의 불운한 남편은 어슬렁거리며 일을 망쳐 버려. 아니면 아무것도 안 하면서 빈둥거려. 머리핀 사건 다음에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아푸는 아침을 준비하면서 냄비 위로 몸을 웅크린 아내를 방에서 멍하니 쳐다봐. 하지만 아내를 도와줄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아. 마찬가지로 그 이탈리아 친구도 아내가 얼마나 힘들게 물 양동이를 들고 가는지 몰라.
마침내 세상의 진리를 깨우친 남자가 하나 나타났네요. 카티아가 내 옆구리를 가볍게 찌르며 말했다.
과장하지마. 난 너의 이론에 각주를 붙인 데 지나지 않아. 네 이론이야말로 정말 날카로워.
할아버지는 어떤 타입의 남편이었어요?
세 영화에 나오는 녀석들처럼 얼빠지고 게으른 남편이었지. 일은 네 할머니가 다 했어.
에이, 거짓말.
아니, 사실이야. 네가 우리집에 놀러왔을 때는 늘 모범생인 척한 거야. 하지만 너는 우리 부부 단둘이만 있을 때는 보지 못했잖아.(27-35)
3.
그러다가 미리엄은 생애 전반 45년 동안 인생을 힘들게 헤쳐 나간 여자를 탐구하기 시작했다. 로즈 호손은 심술궂고 까다로운 여자였고 <나 자신도 나를 잘 모른다>라고 고백했으며, 처음에는 음악에 손대었다가 이어 미술로 관심을 돌렸으나 어느 쪽에서도 이렇다할 성취를 이루지 못했다. 그러다가 시와 단편소설 쪽으로 시선을 돌려 몇몇 작품을 출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작품은 무겁고 어색했으며 기껏해야 평범한 작품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미리엄의 원고에 인용되어 있는 단 한 줄의 시행은 인상적이다. 난 그 시구를 무척 좋아한다. <그중 괴상한 세상이 계속 굴러가는 동안.>(65)
4.
나는 전등을 끄고 다시 어둠 속으로 돌아가 무한하고 포근한 어둠 속에 풍덩 빠진다. 멀리서 트럭 한대가 텅 빈 시골길을 달려가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린다. 콧구멍으로 공기가 들락날락하는 것을 느낀다. 전등을 끄기 전에 침대 옆 탁자의 시계를 보니, 시간은 12시 20분이었다. 날이 새려면 아직 무수한 시간이 남아 있는 것이다. 밤의 무거운 덩어리가 내 앞에 웅크리고 꼼짝도 않는 것이다...(70)
5.
나는 사망 원인을 알고 싶지 않았다. 그 원인이라는 게 진짜 이야기를 밝혀 주지 못할 테니까. 누나는 상심하여 죽었다. 사람들은 상심으로 죽었다는 말을 들으면 웃음을 터트린다. 하지만 그들은 세상에 대하여 잘 모르는 사람들이다. 사람은 정말로 심장이 깨져서 죽는 것이다. 이런 일은 매일 벌어지고 있다. 이 세상이 끝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120)
6.
... 이 제멋대로 달려 나가려는 마음은 어떻게 하면 붙잡을 수 있는가? 마음은 그 자체의 마음을 가지고 있어. 누가 그렇게 말했지? 누군가가. 아니면 내가 금방 생각해 낸 것일 수도 있고. 아무튼 누가 말했는지 의미는 달라지지 않아. 한밤중에 이런 名句를 만들어 내고, 또 한밤중에 자지 않고 이야기를 만들어 내면서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는 거야. 내 딸아 그리고 손녀야, 이러한 혼란이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거기에는 아름다운 詩情이 있어.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말들이 정말로 있어. 너희들이 그 말들을 가지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 미리엄, 인생은 실망스러워. 하지만 난 네가 행복하기를 바라.(121)
7.
플로라가 임신을 하니까 전보다 더 사랑스러워. 아내에게 피해를 입히느니 차라리 내 오른팔을 잘라버리겠어. 그렇지만 내가 지금 이 순간 바라는 것은 너와 섹스를 하는 거야. 이게 말이 돼?
되고말고.
마지막으로 건초 더미 속에서 한탕 어때?
그런식으로 말하지 마. 오언, 넌 죽지 않을 거야.(154)
8.
다른 사람들에 대한 그녀의 본능이나 충동은 아주 깊었어. 오싹할 정도로 말이야. 그런데 자기 자신과의 관계는 기이할 정도로 천박했어. 그녀는 착한 마음을 갖고 있기는 했지만 본질적으로 잘 교육을 받지 못했어.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고 그 어떤 것이든 아주 오래 집중을 하지 못했어.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인 음악을 빼놓고는 말이야. 그녀는 자신의 재능을 믿고 있었지만 동시에 자신의 한계도 잘 인식했어.(197)
9.
내가 진정으로 나 자신 속에 거주하지 않는다는 느낌, 내가 실재하는 인물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강했어. 내가 실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남에게 끼치는 효과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어. 내가 남한테 입힌 피해,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입힌 상처 따위를 의식하지 못한 거야. (208)